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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6 18:19 세상사는 이야기/스포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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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삼 선수

바로 어제, WBO 인터컨티넨털 플라이급 챔피언 최요삼의 1차 방어전이 있었습니다. TV로도 생중계 되었는데, 모처럼의 복싱 경기라 지켜보았습니다.
상대의 단단한 가드 때문에 쉽게 공략하지 못하던 최요삼은 중반 이후 서서히 상대의 빈틈을 공략하면서 경기 후반은 확실한 우세를 보이며 경기를 주도했습니다. 화끈한 KO승을 기대했지만, "그래도 무난히 1차방어는 성공했구나" 생각하던 찰나, 경기 종료를 불과 10초 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방심했던 탓인지 도전자의 펀치에 정확히 턱을 가격당하고 쓰러졌습니다.
워낙 순식간의 일이었고, 최요삼 선수도 금방 일어났기에 그냥 "경기 깔끔하지 못하게 됐네.."하는 아쉬운 생각만 했습니다. 그런데 코너로 돌아가던 최요삼 선수는 갑자기 힘을 잃고 세컨의 부축을 받더니 이내 정신을 잃고 쓰러져서 일어날 줄을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잠시 눈을 뜨기도 했지만, 결국 최요삼 선수는 들것에 실려 나갔고, 판정에 의해 방어전을 성공한 챔피언 최요삼은 벨트를 들어올리지도 못하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이것이 어제 경기의 상황입니다.

그리도 많은 뉴스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놀라운것은 세계 챔피언 최요삼의 대전료는 300만원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한달에 한 번씩 경기를 가지는 것도 아니고, 무명 복서도 아닌 챔피언의 대전료가 300만원이라니...

그리고 최요삼 선수에 대한 기사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최요삼 선수는 이번 방어전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미국에서 은퇴 경기를 가지려 했다고 합니다. 30대 중반의 그가, 얼마 안되는 돈을 받으면서 왜 그렇게 힘들게 복싱을 하고, 왜 궂이 미국에서 경기를 가지려 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복싱선수로서 침체된 한국 복싱의 인기를 되살리고, 후배 복서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길을 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돈도 되지 않고, 남들이 잘 알아주지도 않는 복싱의 링으로 돌아왔던 것입니다. 돈이면 법이고, 윤리고 다 필요없다고 외치는 시대에 말입니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프로스포츠라는 것이 대중들에게 무조건 사랑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것이고, 케이블 방송사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등에 업은 종합격투기가 급격히 복싱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그의 힘겨운 노력이 얼마나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미지수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열악한 한국 복싱의 현실에 대해서 방송사나 복싱 관계자들이나, 또한 격투 스포츠 팬들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특히 격투 스포츠 팬들은, 그저 보기 싫은 선수가 떡실신 당하고, 유혈이 낭자한 모습만을 바랄 것이 아니라, 정말 스포츠로서 인간이 자신의 신체를 단련하고 기술을 연마해서 기량을 겨루는 모습을 즐길 수 있는 안목을 갖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종합 격투기 외에, 복싱이나 다른 단일 종목들에서도 재미와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떡실신과 피바다를 보고 싶어한다면 그것은 더이상 스포츠가 아니고 야만이며, 인류의 적일 뿐이겠지요.

현재로선 최요삼 선수가 의식불명에서 회복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회복 되더라도 선수 생활은 어렵겠지만,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자신이 사랑하는 한국 복싱을 위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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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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