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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9 06:16 세상사는 이야기/스포츠 이야기
최홍만이 '제롬 르 밴너'에게 졸전 끝에 완패했다.
항상 최홍만의 경기는 '이번엔 얼마나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지켜 보았다. 그러나 언제부턴지 기량의 발전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오늘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최홍만은 무슨 훈련을 하고 있는가'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최홍만 데뷔 당시부터, 나는 줄곧 최홍만이 복싱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최근 들어서는 그러한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더욱 여실히 느낀다. 최홍만이 K-1 에 데뷔한지도 2년이 넘었고, 격투기 훈련을 시작한 것은 3년이 넘은 것 같다. 데뷔당시 예상 외의 재능을 발휘하면서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최홍만의 지금 수준은 어떠한가?

한마디로 심각하다. 기본기가 전혀 없다.
최홍만의 펀치는 아직도 꿀밤이다. 3년이 넘게 격투기를 수련한 사람이, 그것도 취미가 아니라 직업으로 뛰어든 선수가 링 위에서 꿀밤이라는 말이다. 1년 훈련하고 데뷔하는 복서도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 이정도 되면 재능의 문제가 아니며, 더구나 최홍만은 재능이 있는 선수이다.  최홍만은 전혀 펀치를 뻗는 동작이 몸에 익지 않았다. 3년이 넘는 시간을 생각하면 이것은 제대로된 훈련이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제대로 훈련이 된 선수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훈련했던 동작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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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힘이 들어가고 경직된 상태에서 안면이 완전히 열리고 크게 휘드르는 최홍만의 펀치


다음으로, 거리감이 전혀 없다. 아직도 자기의 거리도 모른다는 말이다. 최홍만은 보통의 선수보다 긴 리치를 가졌고, 그것은 상대의 거리에 진입하기 전에, 최홍만의 거리가 먼저 온다는 것이다. 그 때 펀치가 나가야 신체적 이점을 살릴 수 있고, 경기를 자기 페이스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잘 살리는 것이 챔피언 새미 슐츠이다. 상대가 들어오면 백스텝과 사이드로 빠지면서, 그리고 상대가 물러서면 압박해 나가면서 자신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계속 공격을 가한다. 그러나 지금의 최홍만은 자기의 거리도 되기 전에 펀치가 나가는 모습이 너무 많이 나온다. 그러니 훈련이 된 상대선수는 그런 거리에서 간단히 피하는게 가능하고, 최홍만은 더 멀어지는 상대를 쫓아 완전히 균형이 무너지며 말도 안되는 펀치를 뻗는다. 게다가 자기의 거리에선 공격을 않고, 상대의 거리에 들어가서 상대의 펀치가 나오면 허둥대기 일쑤다.

가드가 전혀 안된다.
기본 중의 기본이다. 공격할 때는 확실한 공격을 해 주고, 그렇지 않을 때는 확실히 방어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최홍만의 경기를 보면 상대의 공격이 나올 때 가드가 전혀 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상대의 펀치가 날아오면 최홍만은 팔을 허우적거린다. 훈련이 안 된 일반인이 막싸움을 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훈련된 선수라면 방어를 든든히 하면서 상대를 관찰하고 틈을 찾는다. 상대의 공격 가운데 조금의 틈이 나는 순간 자신의 공격을 찔러 넣는다. 이것이 훈련된 선수의 움직임이다. 그러나 최홍만의 가드는 무늬만 가드이다. 상대와 떨어져 공방이 없을 때는 가드를 올리다가 상대의 공격이 들어오면 가드는 바로 풀리고 두 팔이 허우적거린다. 이것은 또한 최홍만이 정신적으로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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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안면이 빈 상태에서 허우적대는최홍만과, 펀치를 뻗으면서도 안면을 보호하는 밴너


게다가 상대의 움직임을 전혀 읽지 못하고, 상대의 아주 간단한 스텝에도 중심을 잃고 타이밍을 빼앗기고 만다. 최홍만의 스텝의 엉성함도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하면서 몰아가야 하는데, 맞을까봐 멀리 서있거나, 아니면 '너 거기 서'수준의, 상대의 스텝에 완전히 말려서 졸졸 쫓아가며 체력만 소진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된다.

너무나 빨리 떨어지는 체력의 문제. 이것도 역시 훈련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최홍만이 거인이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펀치 너댓개 뻗고 지치는 것은 그 동작이 그만큼 몸에 익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수준 이하의 떡밥성 상대를 압도적으로 쓰러뜨리는 것으로  자신조차 현혹당한다면 곤란하다. 그 역시 일반인들도 하는 일이다. 자신보다 훨씩 작고 가벼우면서 기량도 별볼일 없는 상대라면 일반인도 온갖 폼 다 잡으면서 이길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서두에 말했지만, 최홍만은 어설픈 가라데나 킥복싱이 아니라 복싱에 확실히 무게를 두고 많은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190~200cm 의 상대와 무수한 스파링이 필요하다. 최홍만의 상대는 대부분 이 정도의 신장이 될 것이다. 어설픈 킥은 일단 잊어라. 최홍만은 킥으로 경기를 풀어가려는 생각은 일단 버려야한다. 먼저 선수다운 펀치를 갖추는게 급선무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꿀밤펀치와 오지마 킥은 아무것도 쓸모가 없다. 게다가 최홍만은 궁극적으로 킥이 아닌 펀치 위주의 경기를 해야 한다. 펀치가 되면 니킥을 넣을 찬스는 많이 오게 되어 있고, 많은 훈련이 없어도 지금보다 쉽게 킥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어차피 최홍만에게 상대방이 가할 수 있는 킥 공격은 로우킥 정도에 불과하다. 오히려 어설픈 훈련으로 인해 최홍만 스스로 상대의 공격에 움츠려들면서 상체를 숙여서 괜한 니킥의 위험을 자초하는게 지금 실정이다. 철저한 복싱 훈련과 무수한 스파링을 통해 경기 감각을 익혀야 한다. 그래야 상대의 펀치가 날아와도 겁먹고 허둥대지 않으면서, 상대를 볼 수 있게 된다. 자기의 거리를 확실히 몸에 익히고 경기를 주도할 능력을 길러야 한다. 훈련 상대를 찾기 어렵다면 미국에서 훈련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본과 한국에서 안주하면서 작은 트레이너가 내미는 미트나 툭툭 치면서 기량의 발전은 요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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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