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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9 13:25 세상사는 이야기/시사 이야기
이외수 씨의 고소사건에 대해 다들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각 인터넷 커뮤니티에 일찌감치 소식이 전해졌으니까요.
혹시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면, "디시인사이드"에서 이외수 씨가 익명의 네티즌들과 광우병을 포함한 시사적 내용의 논쟁을 벌였는데, 그 과정에서 받은 악플을 참지 못하고 고소를 하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먼저 "디시인사이드" 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이 사이트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예전엔 그저 "하오체"라는 특유의 익살스런 분위기와 다양한 사진과 패러디 작품등으로 나름대로 인터넷 문화의 구심점 가운데 하나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곳이 이제는, 한국의 인터넷 문화의 어두운 면(악플, 인신공격, 사생활 침해)을 선도하는 어둠의 자식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온갖 욕설과 악플이 난무하고, 사진도 그저 글 작성시에 자동으로 등록되는 것이 대부분이며, 건수 하나 잡히면 다수가 사생활 침해를 무릅쓰고 한 사람을 다구리하거나, '현피'같은 저질·악성 문화현상을 선도하는 곳입니다.

지금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저도 디시에 들러보는 것 같습니다. 어쩌다 글을 쓰면 욕설 배제하고 점잖게 쓰려고 하지만 역시나 돌아오는 것은 욕설입니다. 디시인사이드 운영진은 이런 현상에 대해서 아무런 대책이나 제재, 혹은 정화노력을 하지 않고(본인들은 한다고 하지만 실상 형식에 불과해 보입니다) 있습니다. 디시 유저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모르겠습니다. 디시는 원래 그런 곳이니 악플이 난무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보는 사람도 적지 않은 듯 보입니다.

이외수 씨 사건으로 돌아가서.
욕설과 악플은 비단 디시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디시만큼은 아니더라도 욕설이나 악플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익명의 공간이고 더러는 논쟁이 격해지면 자제력을 잃고 표현도 따라 격해질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상대가 욕설이나 악플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욕설과 악플을 날리고, 그것도 다수가 자신들과 입장이 다른 한 사람을 그런식으로 다구리 하는 것은 비열한 행동 아닐까요?

또한 서로가 동등한 익명으로 온라인상에서 마주대하는 것과, 한쪽만 신분이 노출된 상태로 마주대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봅니다. 예를들어 욕설을 주고받는 것이 생활화 된 어는 고등학생 디시유저가, 자신의 신분이 노출된채로 "XX고교, X학년, X반 아무개, 이 X병X X끼" 같은 욕설과 악플을 마주대한다면 그것도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을까요? 더구나 이외수 씨는 나이도 많고, 국민 대다수가 아는 분입니다. 그런 자신의 신분이 노출된 채로 욕설과 악플로, 자신은 물론 부모와 배우자까지 모욕당한다면 그게 디시의 일상인 그 "욕설·악플"과 동일선상에 놓을 수 있는 일이겠습니까?

어떤 사람은 말합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그렇게 욕먹지 않느냐고.

예를들어 아고라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쥐박아" 라고 글을 쓴 사람이 이명박 대통령과 온라인 토론을 하면 "쥐박아"라고 하겠습니까? 온라인 게시판에서 어떤 사람이 "아무개 가수 걔 노래는 왜 그따위냐? 못들어주겠다" 하는 것과 해당 가수 면전에 대고 "니 노래는 왜 그 따위냐? 못들어주겠구나" 하는게 같을 수가 없는것이죠.

인터넷에서 욕설 한번도 안해본 사람은 거의 없을겁니다.
우리가 인터넷 상에서 욕서 한번 입에 담았다고 그 사람을 심하게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공유하는 정도의 선이 있다고 봅니다.

이번 이외수 사건에 대해서는 이외수 씨의 고소,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어느 악플러가 이외수 씨에게 사과문이라고 올린 글을 보니까 그 속에 교묘하게 이외수 씨에게 욕설을 하는 내용을 숨겨놓았더군요. "욕설과 악플은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하면 안되는 겁니까? 잘한일도 아닌데요.

디시인사이드 운영진도 툭하면 터져나오는 이런 선정적인 사건들로 이득을 취할 생각하지 말고, 온라인상에서 차지하는 디시와 유저들의 영향력을 생각하고 현재의 "찌질이 집합소", "쓰레기 커뮤티티"라는 오명을 벗고, 다시 인터넷 문화와 다양성을 선도하는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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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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